- 1993년 발매된 앨범이니 내가 팝 음악을 접하기엔 아직 너무 어릴 때다. 싱글들이야 다 좋아했지만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각잡고 들어본 건 Discipline이 나오고도 한참 후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처음 듣고는 이 정도로 좋았나 싶어 나름 좀 충격이었다. 어쩔 수 없는 그 당시 사운드의 투박한 질감 정도로 이게 예전 음악임을 어렴풋이 알 수 있을 뿐이고, 앨범의 완벽한 유기적 구성, 보컬과 사운드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다양한 장르, 세련된 음악적 스타일 모두 요즘의 음악들보다도 훨씬 완성도있다고 느껴진다. 싱글컷된 노래들만큼이나 수록곡들도 매우 마음에 든다. 특히 This Time, Throb, Funky Big Band, New Agenda로 이어지는 중간 라인은 그야말로 황홀하면서도 압도적인 사운드와 구성을 들려준다. 이 정도 노래는 뽑아 내야 레전드 소리 듣는구나 싶을 정도. 2023년에 이 앨범 싱글들의 B-side와 리믹스들을 디럭스로 같이 수록했는데 이게 또 제대로다. And On And On같은 알짜배기 노래들이 수록되어 반갑기 그지없다. 앞으로도 추억팔이가 아니라 여전히 이 감각을 느끼고 싶어 찾아듣게 될 앨범이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