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본 영웅본색의 강력한 마초적 여운을 중화시킬 수 있는 마침 딱 좋은 소재의 다큐멘터리로 선택했다... 그렇게 많은 걸 기대한 건 아니지만 역시나 이런 부류의 다큐에서 볼 법한 비슷비슷한 내용이라 좀 아쉽긴 하다. 이성 친구가 찍어주는 게이의 삶 이상도 이하도 아닌 좋게 말하면 무난하고 평범하고, 나쁘게 말하면 뻔하고 식상한 그런 다큐. 힘겨움에 솔직하면서도 그 고비들을 이겨내려는 주인공의 삶의 태도는 부러우면서도 마음에 들더라. 반대로 이 영상을 찍고 남기려는 친구의 당위성엔 전혀 공감이 안가서 좀 보기 그랬고. 별개로 이 다큐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영상들을 보면서 의문인 건, 매체에서 다뤄지는 게이들은 왜 다 저렇게 틀에 박힌 것 마냥 일정한 스타일과 행동을 보여주는 걸까 싶은 생각. 항상 보면 대문자 EEE라고 써붙여놓은 것마냥 끼부리고 화장하고 퍼레이드 참가하는 너무나도 전형적인 인물들인게 좀 신기하다. 모든 게이들이 다 그렇지는 않을텐데 매체가 비추는 게이들은 다 그런 식이라. 성적 지향성과 라이프스타일은 다른 개념일텐데 둘 다 같은 걸로 취급해버리는 느낌. 좀 밋밋하더라도 진득하게 그냥저냥 사는 평범한 동성애자를 다룬 다큐는 없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