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년 전에 무려 초판 1쇄본을 구입했는데 그 표지는 고화질을 구할 수가 없네... 직접 사진을 찍을까 하다가 그냥 최근 표지로 대신한다. 작가의 실제 젊은 대학 시절의 이야기들에 과장된 요소들을 적절히 섞어 재밌는 단편들로 엮었다. 캐릭터들이 워낙 개성있게 잘 잡혀있어서 거기서 오는 재미가 크다. 근데 워낙 나오는 인물들이 궁상이란 말론 부족할 정도로 현실적으로(주로 물질적으로) 힘든 삶을 영위하는지라... 뭐 어떻게든 웃음으로 승화하지만 마냥 웃기기보단 자연스레 씁쓸한 마무리로 귀결되곤 한다. 오래전 이야기들이다 보니 지금 청춘들의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는 부분도 보이고. 이 찌질할대로 찌질할 수밖에 없는 생활과 감성에 공감을 넘어 호응해 줄 수 있다면 정말 재밌을 테고, 아니면 좀 정색하게 될 수도 있다. 나는 처음 읽었을 때나 지금이나 그냥 반반같다. 그래도 중간중간 꽤 참신하고 재치 있는 상상력의 몇몇 컷들이 마음에 들기도 하고, 아깝진 않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