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의 시작점부터 레드와 벨벳으로 구분지어진 컨셉은 Ice Cream Cake와 Automatic이 동시에 담당한다. 이 두 곡이 각각의 컨셉을 대표하며 앨범의 축을 단단히 지탱해주고 있다. Ice Cream Cake는 일찍이 샤이니의 Sherlock쯤부터 시작된 SM 아이돌들의 음악적 지향점이 완벽한 프로듀싱을 통한 결과물로 탄생했다고 봐도 무방하고, 아이돌 음악에선 보기 힘들었던 Automatic같은 컨셉을 과감하게 타이틀로 내민 것도 좋다. 두 곡 다 원체 완성도가 좋은 곡들이라 딱히 더 말할 것도 없다. 아직도 레드벨벳의 대표곡들로 언급될 정도니까. 의외인 점은 나머지 4곡이 저 두 컨셉의 방향성과는 별로 상관없는 평이한 지점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 두 타이틀곡이 너무 컨셉추얼한 것과 대비되어 나머지 곡들이 상대적으로 평범하고 존재감이 옅은 건 좀 아쉽다. 하지만 아쉬움을 별개로 하고 보면 그룹의 나잇대에 맞는 통통 튀는 가사들이 매력적인 Somethin Kinda Crazy나 Take It Slow 같은 곡들은 은근히 마음에 든다. 이 정도면 첫 피지컬 앨범이라는 과제는 무사히 넘어간 것 같고, 앞으로의 앨범들에서 더욱 탄탄한 완성도를 보여 주게 되니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나름 첫 걸음을 떼는 과정으로서의 의미가 큰 그런 앨범으로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