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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노는 홀론의 글쓰기 연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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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체파리의 비법
    Book 2024. 8. 21. 09:00

     
    체체파리의 비법
    2024.8.25
    ★★½
     
    한줄 : 동시성을 잃어버린 교조적 전도서
     
    01. 체체파리의 비법 : 성에 대한 이분법적 구분과 본능적 성욕에 대한 불가항력을 전제로 깔고 출발하는 이 배경이나 소재가 처음엔 딱히 흥미롭지 않았다. 거부감을 참고 읽어나가다 보면 마지막이 되서야 이 전제가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 알게 된다. 뭐, 짧은 글에 긴박함을 전달하는 것 하나는 확실해서 좋았다. 읽으면서 문득 동성애자들은 어떻게 되는건가...라고 의문을 가지다가, 그것마저 놓치지 않고 두어줄로나마 표현해 놓은 게 좀 재밌긴 했다. (3)
    02. 접속된 소녀 : 50여년 전 소설 발표 당시엔 획기적이었을 사이버펑크적 느낌. 지금은 스테레오타입이 되어버린...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라 쉬운 이야기인데도 읽기 싫어질 정도로 문체가 너무 구린데, 이거 원래 이렇게 문체가 정신사나운건가 아니면 번역이 엉망인건가 알수가 없네. (2.5)
    03. 보이지 않는 여자들 : 이렇게 뭔가 있다는 듯이 지루하게 풀어헤쳐놓고는 고작 한다는 이야기가...하... (1)
    04. 휴스턴, 휴스턴, 들리는가? : 우주선을 배경으로 한 SF인데도 읽기가 너무 거북하다. 지독한 성 역할의 편견에 갖힌 시절에 쓰여진 글의 시대적 배경을 감안해야겠지만, 몇십년이 지난 지금 이 글은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는 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굳이 이 단편뿐만 아니라, 작가가 말하고 싶어하는 주장이 소설들의 다른 요소들을 집어삼켜버리고 있다. (1.5)
    05. 아인 박사의 마지막 비행 : 이 작가에겐 모든 소설이 어떤 주장들을 하기 위한 매개체에 불과한 것 같아 씁쓸하다. 그래도 이 단편은 짧고 적어도 읽는 재미는 있다. (2.5)
    06. 덧없는 존재감 : 이제야 이야기답고, 이제야 흥미롭다. 이 작품에도 작가의 집요한 성적 왜곡이 없는 것은 아니나, (체체파리의 비법과 더불어)그나마 그것을 이야기라는 표현법으로 풀어낸 느낌이다. (3.5)
    07. 비애곡 : 같은 작가의 글이 맞나 싶을 정도로 서정적인 분위기의 글이 마지막에 튀어나와 몹시 당황스럽다. 아름답고 멋지다. (3.5)

    - 작가가 어떤 삶을 살았기에 이렇게 왜곡된 성에 대한 비유들이 빠지지 않고 들어가 있는지 모르겠다. 거의 모든 소설들이 마초적이고 강압적인 남자와 성스럽지만 연약하고 약한 지위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혹은 벗어난) 여자라는 구조를 노골적으로 집어넣고 거기서 발생하는 갈등을 빠짐없이 깔고 있는데, 여기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사상이 우선시되어 기승전결과 아무 관련없이 마구잡이로 표현되고 있는게 소설들의 전반적인 질을 떨어뜨린다. 아무 맥락없이 남녀 성역할에 대한 말싸움을 한다거나, 성욕과 분노에 찬 남자들이 일관적으로 나오는 걸 보면 좀 허탈하기까지 하다.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페미니즘을 녹여내는 게 아니라 일단 하고 싶은 말 해 놓고는 마무리는 상관없다는 느낌. 글쎄, 내 할 말을 아무리 외치고 싶어도 소설의 탈을 쓴 만큼 일단 페미니즘 전도서이기 전에 소설이어야 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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