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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지구력Book 2024. 12. 13. 20:25
마음 지구력2024.12.13★★★ 한줄 : 다 아는 이야기도 맛깔나게 - 자존감 수업때도 느꼈지만 이 아저씨 책은 글의 알맹이는 둘째치고 글이 쉽게 잘 쓰여져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긍정적인 의미로)솔깃하게 들린다고 해야 하나, 그럴듯하게 잘 읽힌다. 그리고 내담자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콕 집어서 지금 당신의 이런 상태는 이런 감정이고 이런 마음이다 라는 식의 진단에 공감이 많이 간다. 의사는 역시 다른걸까. 반면에 다시 잘 곱씹어보면 책 내용 자체는 좀 갸우뚱하게 되는 면도 있다. 소진에서 지구력, 공감, 방어력, 완벽주의, 적응력으로 나아가는 주 소재들의 방향이 매끄럽게 연결되어 있지 않고 뭔가 중구난방이란 느낌을 받는다. 뭐, 중요한 건 역시나 적용성이다. 일단 나에게 잘 들어맞는 케이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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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기원담Book 2024. 12. 8. 19:55
종의 기원담2024.12.8★★★½ 한줄 : 이런 흥미진진한 소재를 단편으로 소비하긴 좀 아깝습니다 - 거의 20년의 집필 시간을 거쳐 3편의 단편으로 완성된 이야기는 유기체가 없는 로봇의 세상에서 시작된 균열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배경과 소재만으로도 SF팬에겐 가슴이 뛰는 이야기임에 틀림없다. 사실 1부를 읽으며 느낀 건 이 정도 분량의 단편소설로 이런 압도적인 소재를 다루기엔 너무 짧다는 것이었다. 1부는 전체적으로 진중한 소설보다는 우화같이 느껴질 정도로 단순한데, 배경과 사건 설명에 할애하기도 부족한 분량이다보니 독자가 곱씹을 여유없이 허겁지겁 섭취하게 되는 느낌이었다. 소설이 별로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아예 분량을 확 늘려 장편으로 했어야 할 소재를 너무 압축한 듯 하여 흥미진진하게 읽었음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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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 - Summer StoryMusic/album 2024. 12. 6. 11:42
Summer StoryCool★★★ 한줄 : 조개 속 진주 찾듯이 맘에 드는 노래만 쏙쏙 빼내봅니다 - 11곡 중 신곡은 4곡이고 나머지는 이전 앨범 수록곡(과 저 신곡들 중 두곡)의 리믹스로 이루어져 있다. 앨범 제목이나 커버도 그렇고 해변의 여인으로 대표되는 여름 이미지가 압도적이긴 하지만, 이 시기 앨범들이 다 그렇듯 컨셉은 타이틀곡에 국한할 뿐이고 진주조개잡이 정도를 제외하면 컨셉과 큰 관련 없는 곡들로 채워져 있다. 리믹스 곡들에 대해 아쉬운 점을 먼저 꼽자면, 발라드들은 대체로 과하거나 늘어지는 편곡으로 원곡보다 못하다고 느껴지는 곡들이 많고, 댄스곡들은 원곡과 거의 차이가 없어 사실상 의미가 없다. 그런데 그 중에 마치 보석을 발견한 것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곡들이 몇몇 있다. 특히 템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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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Velvet - Ice Cream Cake (EP)Music/album 2024. 11. 29. 12:56
Ice Cream Cake (EP)Red Velvet★★★ 한줄 : 처음은 조심스럽게, take it slow - 그룹의 시작점부터 레드와 벨벳으로 구분지어진 컨셉은 Ice Cream Cake와 Automatic이 동시에 담당한다. 이 두 곡이 각각의 컨셉을 대표하며 앨범의 축을 단단히 지탱해주고 있다. Ice Cream Cake는 일찍이 샤이니의 Sherlock쯤부터 시작된 SM 아이돌들의 음악적 지향점이 완벽한 프로듀싱을 통한 결과물로 탄생했다고 봐도 무방하고, 아이돌 음악에선 보기 힘들었던 Automatic같은 컨셉을 과감하게 타이틀로 내민 것도 좋다. 두 곡 다 원체 완성도가 좋은 곡들이라 딱히 더 말할 것도 없다. 아직도 레드벨벳의 대표곡들로 언급될 정도니까. 의외인 점은 나머지 4곡이 저 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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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Years A SlaveMovie 2024. 11. 26. 22:09
12 Years A Slave2024.11.26★★★ 한줄 : 딱 두 장면을 위한 두시간 - 생각보단 좀 심심하게 봤다. 제목만 봐도 이미 이 영화를 다 본 것같이 예상이 가능한 줄거리가 그대로 펼쳐지다보니 새로움이 없었던 게 큰 이유였던 것 같다. 실화 기반이다 보니 크게 각색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스펙타클한 탈출 시도도 거의 없고 노예 생활 중에 큰 변화가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이 영화는 그저 단조롭고도 고통스러운 노예 생활을 실감나게 보여줄 뿐이다. 이게 새로운 충격으로 다가온다면 영화가 어떤 식으로든 깊게 남겠지만 이미 역사적으로 많은 걸 보고 들어온 사람들에겐 무덤덤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하게 임팩트를 남긴 두 장면이 있었는데, 슬프게도 둘 다 고문 씬이다. 하나는 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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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Perfect Circle - EMOTIVeMusic/album 2024. 11. 25. 11:28
EMOTIVeA Perfect Circle★★★★ 한줄 : 절대악이 부르는 찬송가 - 아마 구입하기 직전에 알았던가 그랬을거다. 이 앨범이 리메이크 앨범이라는 것을. 원곡을 아는 곡도 있었고 모르는 곡도 있었는데, 아차 싶었던 마음은 이전 앨범들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은 APC 특유의 무드로 꽉 찬 앨범을 들으며 안도감으로 바뀌었었다. 사실상 전쟁 반대, 정치 참여 등의 메시지가 담긴 컨셉 앨범이고 그와 관련된 음악들이 리메이크되어 담겼다. 물론 원곡들의 잔향은 기본 멜로디 정도에서나 희미하게 느낄 수 있을 뿐이고, 강렬한 분노를 터트리면서 동시에 어둡고 우울한 밴드 본연의 스타일로 철저하게 변형되어 있다. 컨셉도 음악도 매우 마음에 들지만 들을수록 재미있었던 건, 키넌이 APC에서 들려주는 보컬이야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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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위 베어 베어스: 곰 브라더스Movie 2024. 11. 20. 12:17
극장판 위 베어 베어스: 곰 브라더스2024.11.20★★½ 한줄 : 극장판을 먼저 본 게 잘못이었네 - TV 방영본 에피소드 중 다섯 편과 단편 몇 편을 편집해서 우리나라에서만 한정적으로 극장 개봉한 영화이다. 당연하겠지만 지금 이 극장판을 볼 수 있는 방법은 없고, 그냥 TV 방영본에서 똑같은 걸 찾아보면 되기 때문에 그걸 봤다(단편은 유튜브에서 시청했다). 몇 달 전 봤었던 "진짜" 극장판이 여러모로 아쉬웠다면, 이 본편 에피소드들은 그래도 웃음지으며 볼 수 있는 편이다. 그러니까 '아 이 시리즈의 매력은 이런 거구나' 하고 알 수 있을 정도는 된다. 20분 정도의 짧은 분량에 캐릭터들의 매력과 개그를 압축해서 담아넣고 적절한 타이밍에 딱 마무리하는 그런 느낌. 이렇게 보니 그 극장판이 얼마나 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