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 이 유명한 책을 왜 이제야 읽게 된걸까. 책을 다 읽고 나서도 흥분이 가시질 않는 기분을 굉장히 오랜만에 느껴 본다. 내 개인적인 선호에 완벽히 일치하는 소설이다. 어찌보면 굉장히 단순한 소재를 이렇게 장대하게 펼쳐놓을 수 있는 상상력이 대단하고, 건조한 탐험 일지에 가까운 문체에도 불구하고 라마 내부의 압도적인 묘사가 생경하면서도 호기심을 억누를 수 없게 만든다. 마치 새로운 세계에 발을 디딛는 탐험가가 되는 듯한 기분이다. 이런저런 갈등이나 불필요한 배경 없이 인물들이 아닌 라마에만 집중하여 나아가 결말까지 신비함을 잃지 않고 마무리되니 그것도 너무 좋다. 아 진짜 좋은데. 너무 내 취향이다. 단순히 '외계문명! 우주!! 오오오' 뭐 이런 게 아니라,이 정도 고상함과 아름다움이 있어야 고전 소리 듣는거구나 뭐 그런 생각까지 든다. 구매욕 생기네. (사족으로, 솔직히 초반에 계단 내려갈 때 중력의 방향 구분이 이해가 안가서 구글에서 이미지 찾아가면서 보느라 좀 헤매기는 했다... 문송할 따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