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창 시절에 접했어야 할 영화를 지금에서야 처음 접했다.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다보니 당시 한국 영화 특유의 어설픈 헐거움은 감수해야 한다. 전반적으로 지금 보기엔 느리고 답답하지만 옛날 영화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그래도 이미연, 박진희, 김규리같은 왕년에 날리던 배우들의 모습이 반갑기도 했고(정작 이 영화에서 연기로 무쌍 찍은 배우는 쓰레기 담임 역의 박용수같지만), 최강희의 '그' 장면을 비롯한 여러 명장면들을 뒤늦게 보는 재미도 있었다. 영화 전체적으로 당시 학교의 여러 모순들을 호러와 결부시켜 보여주고자 하는 야심이 굉장히 인상적으로 표현됐다는 생각을 했다. 신드롬이 일어날 만 했다는 느낌. 단지 이 영화가 공포라는 장르에 적합한 영화인가라는 의문에는 전혀 긍정할수가 없다. 개봉 당시에 봤어도 그랬을 것 같다. 영화를 보는 당시의 순수한 여고생들도 공감하고 슬퍼할지언정 무서워하진 않았을 것 같은데... 오히려 사회고발적인 면에서 큰 의미가 있으면 있지 장르적 재미는 전혀 없다. 뭐, 어쨌든 개봉 당시에 봤다면 더 확실한 인상으로 남았을 영화였을 것 같아서 그게 좀 아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