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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th: One Amazing DayMovie 2024. 10. 17. 16:55
Earth: One Amazing Day2024.10.17★★★ 한줄 : 이러니까 스토리가 필요한 거라니까요- 예전에 극장판 1편을 엄청 깠던 기억이 있는데... 사실 2편도 문제의 본질은 1편과 같다. 플래닛 어스 2 본 다큐멘터리에선 충분한 시간과 깊이로 표현되었을 다양한 생태들이 극장판에서는 숏폼 보는것마냥 파편적으로 나열되다 사라져버린다. 차라리 몇몇 에피소드만 선별해서 좀 더 깊은 여운을 느끼게 하던가, 짧게짧게 갈꺼면 아예 플래닛 어스 2의 광고 역할이라도 충실히 하도록 현란하게 편집해버리던가 이건 뭐 이도저도 아닌 것 같은데... 그러고 보니 1편때도 똑같은 소릴 한 것 같네. 이거 극장판을 만든 사람들은 내 생각과는 다르게 이게 딱 적당하다고 생각했나 보다. 그래도 극장판 1편과 다르게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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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qua - AquariumMusic/album 2024. 10. 10. 22:43
AquariumAqua★★★ 한줄 : Be happy! - Barbie Girl로 대표되는 밝고 명랑하고 행복한 모습이 앨범을 꽉 채우고 있다. 명확하고 일관성 있는 컨셉이라 일단 마음에 든다. 장르적으로 보면 정석적인 유로댄스이면서도 좀 더 팝 음악의 문법을 적극적으로 차용하면서 혼성 보컬의 이점을 제대로 살린 듯하다. 기승전결을 갖춘 팝적인 구조가 기본이 되기에 유로댄스나 일렉트로닉을 성의없이 리듬만 퉁퉁거린다고 싫어할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만하고, 전체적인 곡 퀄리티들도 균일하다. 사실 이 행복해서 어쩔 줄 모를 깜찍 발랄한 분위기는 솔직히 좀 과하다 싶을 정도인데, 다행히 그 사이사이에 Turn Back Time과 Good Morning Sunshine이라는 굉장히 뛰어난 미디움 템포 트랙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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ハウルの動く城 (하울의 움직이는 성)Movie 2024. 10. 8. 11:06
ハウルの動く城2024.10.7★★★ 한줄 : 몸은 할머니지만 마음은 소녀다 보니...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대만족한 이후 곧바로 각잡고 봤는데... 생각보다 그저 그랬다. 물론 하울의 움직이는 성도 마법이 공존하는 스팀펑크 세계긴 하지만, 아예 판타지 세상이었던 전작보다 훨씬 현실적인 배경과 성숙한 주인공이 등장하는데다가 남녀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가 사실상의 주 플롯이 되다 보니 뭔가 이상하게 흥미가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아버렸다. 아니 성이 움직이는데! 마법이 펼쳐지는데! 매력적인 세계관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무드가 너무 소녀소녀한 순정만화 감성이라 그게 좀 별로였다고 해야 하나. 뭐, 취향 차이일 거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전작 때문에 기대감이 너무 컸거나 아니면 내가 너무 나이들어 본 것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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千と千尋の神隠し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Movie 2024. 10. 6. 21:57
千と千尋の神隠し2024.10.6★★★★ 한줄 : 늙은 아재 돼지의 눈으로 본 한여름의 판타지아 - 놀랍게도 지금까지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한 편도 제대로 본 적이 없다. 항상 생각만 하고 있다가 지금에야 시도해 볼 기회가 생겼다. 보고 싶은 작품들이 많지만 처음은 결국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시작하는 게 맞는 것 같았는데, 무슨 내용인지도 전혀 모르는 상태니 사실 명성만 믿고 골랐다고 해야 할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초반부터 끝까지 푹 빠져 봤다. 이 역동적이면서도 독특하고 독창적인 배경에 일단 반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일본 특유의 신화들을 바탕으로 했다지만 이런 환상적인 세계를 창조해 낼 수 있는 상상력에 감탄이 절로 나오더라. 치히로의 여정을 따라가는 과정도 흥미진진했고, 등장인물들도 하나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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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3부작Book 2024. 10. 5. 13:05
뉴욕 3부작2024.10.5★★½ 한줄 : 여전히 흥미롭지만 여전히 어렵다 - 이 책으로 폴 오스터를 처음 접한지 벌써 20여년 전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무모했다. 뉴욕 3부작으로 시작하게 될 줄이야... 기본적인 서사가 있긴 하나 서사 중심으로 전개되는 구조가 아니라 인물의 감정과 심리 상태를 끝없이 탐구하는 초현실적 플롯을 가지고 있는지라 자칫하다간 나조차 길을 잃게 된다. 조심스레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각각의 주인공들이 타인을 강박적으로 관찰하는 동안 서서히 타자에게서 자아의 모습을 발견하며 존재를 부정당할만큼 자신의 내면을 깊게 파고드는 그 혼란스런 과정들이 희한하게 몰입된다. 물론 솔직히 말해 지금 읽어도 여전히 어려운 거 맞다. 세 개의 이야기가 뭐가 어떻게 연결된다는지도 여전히 잘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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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yonce - BeyonceMusic/album 2024. 10. 5. 11:50
BeyonceBeyonce★★★★ 한줄 : 극한까지 끄집어내 오롯이 세운 금자탑 - 앨범 발매 방식도 비주얼 앨범이라는 형식도 파격적이었고 당시에도 많이 흥미롭게 지켜봤지만, 그래도 이 앨범의 진가는 음악 그 자체다. 전통적인 대중성을 가진 팝 스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에서 대담한 음악적 혁신을 성공적으로 해냈을 뿐만 아니라 또 다시 트렌드를 리드하는 진보적인 성취를 이끌어낸 앨범이다. 깊고 세련된 사운드와 다양한 스토리가 살아 있는 각각의 곡들 한 곡 한 곡마다 집중할 수 밖에 없게 한다. 아무래도 프로듀싱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데 한두곡의 평범한 발라드를 제외하고 나면 거의 모든 곡이 전율이 일어날 만큼 구성이 극적이고 멋지다. 거기에 감각적인 뮤직비디오들이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확실히 시각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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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ic - 밑Music/album 2024. 9. 27. 08:49
밑Panic★★★½ 한줄 : 중2병을 고친 지금은 예전만큼의 애정은 없지만 그래도... - 어린 나이의 친구들이 자연스럽게 넘어가기엔 너무 충격적이고 자극적이었기에, 내가 사 들고 온 이 앨범은 학교에서 나름 소소한 화젯거리였다. 나도 1집 활동곡들과 UFO의 대중성에 모험을 걸고 구입한 거라 이런 괴랄하고 파격적인 물건을 받아들게 될 거란 생각은 전혀 못했다. 어쨌든 음반이 꽤나 마음에 들어서 오랫동안 들었던 기억이 난다. 아무래도 이렇게 컨셉이 확실한 앨범은 앨범 전체의 분위기와 통일성이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데 이 앨범은 다행히 그런 점에서 매우 만족스럽다. 10곡의 많지 않은 트랙들이 각자 다른 독특한 개성을 선보이면서도 공통적으로 음습한 분노와 광기의 에너지를 분출하며 하나의 기묘한 세계를 이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