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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eryMovie 2024. 9. 22. 19:14
Misery2024.9.22★★★ 한줄 : 보지 않고도 알아버린 광기 - 너무 뒤늦게 본 감이 있지만, 지금 봐도 멋들어지게 잘 만든 스릴러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영화 그 자체로 재밌을 영화를 재밌게 볼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너무 많은 매체에서 이 영화를 다뤘고 그걸 다 접해왔으니 내용을 다 알고 있는 게 어쩔 수가 없긴 한데... 분명 처음 보는 영화인데도 대략적인 줄거리뿐 아니라 세부적인 장면을 다 알고 있다는 게 나를 더 소름 돋게 만들었다. 정작 나는 이 영화를 본 적이 없는데 셸던이 어떻게 탈출 계획을 짜는지, 어떻게 애니에게 들키는지, 셸던을 불구로 만들 때 어떤 흉기를 쓰는지, 마지막에 셸던이 애니를 무엇으로 어떻게 공격하는지 대사 하나하나 소품 하나하나 이미 다 알고 있으니 내가 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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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ye West - 808s & HeartbreakMusic/album 2024. 9. 21. 09:09
808s & HeartbreakKanye West★★★★★ 한줄 : 정서적 일체감 - 그러고 보면 이 앨범이 칸예 앨범들 중 마지막으로 구입했던 앨범이다. 또 가장 좋아하는 앨범이고. 그냥 좋다라기보다 조금 더 나아간, 뭔가 내 감정선을 제대로 건드리는 지점이 있어 특별하게 느껴지는 앨범이다. 어둡고 음울하며 아득하게 가라앉으며 동시에 그만의 리듬감과 멜로디가 여전히 존재하여 끝없는 침전을 막는 어딘가 불안정한 정서가 내 마음을 크게 사로잡는다. 앨범 전체가 다 그런 느낌이긴 하지만 특히 Say You Will, Bad News, Coldest Winter같은 노래들은 뭔가 내 평소의 감정과 동기화되어 있다는 생각조차 들게 한다. Welcome To Heartbreak나 See You In My Ni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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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ilence Of The LambsMovie 2024. 9. 20. 20:21
The Silence Of The Lambs2024.9.18★★★★★ 한줄 : tedious(지루한, 싫증나는)와 covet(탐내다, 갈망하다)을 외우게 해 주신 닥터 렉터님 감사합니다 - 어떤 연유로 인해, 양들의 침묵이 3시간에 육박하는 꽤나 긴 영화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볼 때마다 항상 집중력 최강인 영화라 시간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다가 러닝타임이 2시간도 안된다는 걸 이번에야 알았다. 뭐, 영화야 굳이 말을 덧붙이기도 뭐하다. 무시무시한 캐릭터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 스토리 자체에 밀도감과 긴장감이 촘촘히 펼쳐져 숨돌릴 틈이 없다. 이미 여러번 봤지만 언제나 이 장르에서 줄 수 있는 최고의 스릴을 선사해 준다. 개인적으로 두 장면을 특히 좋아하는데, 렉터가 탈출에 성공하고 아델리아가 그것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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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풀니스Book 2024. 9. 19. 18:58
팩트풀니스 2024.9.19 ★★½ 한줄 : 팩트는 지구가 정상화되고 있다는 거임...? - 거창한 주제를 다루는 것 치곤 책이 예상한 것보다 쉽다. 문체가 일단 읽기 편하고 다양한 도표, 그림과 흥미로운 테스트들과 함께 비슷비슷한 내용들을 떠먹여주듯이 설명하여 말하고자 하는 요지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사실상 같은 내용이 너무 반복되니 지루할 정도인 건 단점이다. 그런데, 그 통계적 수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자는 사실충실성이란 개념 자체는 참 좋은 말이긴 한데, 사실을 제대로 해석하는 통찰력을 가지는 건 또 다른 문제다. 책을 읽으며 저자 스스로도 본인이 언급한 비슷한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전체적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른 수직적 비교는 지속적으로 강조하면서 같은 시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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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eeknd - The HighlightsMusic/album 2024. 9. 13. 08:45
The HighlightsThe Weeknd★★★★ 한줄 : CHEAT!- After Hours로 정점을 찍은 무시무시한 타이밍에 베스트 앨범으로 쐐기를 박으려 하다니 반칙 아닌가 싶은데 하는 생각도 든다. 사실 In The Night이나 False Alarm같이 은근히 빠진 곡이 좀 되고, Save Your Tears처럼 버전업이 안된 채로 수록된 곡도 있다. 그렇지만 그렇게 흠을 잡아보기엔 전부 엄청난 히트곡들뿐이라 뭐라 할 말이 없어지는 앨범이기도 하다. 오죽하면 이후에 나온 신보인 Dawn FM의 존재감을 지워버리고 더 인기를 얻었을까 싶다. 근데 이 앨범의 진정한 사기성이 발매 3년 뒤인 올해 뜬금없이 발휘되는데... 앞에서 말한 빠진 노래들 외에도 이 앨범 뒤에 발표된 Dawn FM의 싱글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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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Book 2024. 9. 10. 17:54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2024.9.10★★★★ 한줄 : 덕질도 열심히 하고 그림도 잘 그리고 드립력도 충만한 자의 책이라니- 디씨 힛갤에서 처음 이 시리즈를 재밌게 봤었던 기억이 난다. 몇년 뒤에 기억나서 찾아보니, 작가는 그동안 대학원도 가고, 이 만화를 확장해서 책도 몇 권 내고, 여러 매체에 출연도 한 것 같다. 책은 여러 사이트에 이미 풀려 있는 내용들에 몇몇 살을 붙여 출판되었는데, 스크롤로 보는 것과 크게 괴리감이 없어 읽기 편하다. 무엇보다도 나무위키에 이 책의 패러디 출처 페이지가 따로 등재되어 있을 정도로 미친듯이 많은 드립들이 거의 대부분 살아있다. 사실 그거 보려고 이 책 읽는거긴 한데... 출판 과정에서 검열된게 많을 줄 알았는데 다행이다. 보통 하나에 푹 빠져 있는 사람은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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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 Turks Club - 정Music/album 2024. 9. 7. 09:36
정 Young Turks Club ★★★½ 한줄 : 특정 곡에 대한 편애가 있습니다만... - 개인적으로 예전부터 이 앨범은 꽤 알차다는 이미지가 있어서 트랙리스트를 다시금 훑어보고 조금 당황했다. 사실 말이 안되는게, 기본 8~10곡 정도가 대부분이었던 그 시절 음반들을 고려해보면 인트로+7곡+리믹스 4곡(중 2곡은 사실상 원곡과 거의 같다)인 이 앨범이 양적으론 특별히 크게 다르지 않다. 알찬 앨범이라는 느낌은 아마도 앨범 프로듀싱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 한두곡에 퀄리티를 몰빵하는 그 당시 음반답지 않게 한 곡 한 곡의 분위기가 다양하면서도 퀄리티가 준수하며, 장르도 하우스, 뉴 잭 스윙, 힙합, 틴 팝을 아우르는데 크게 난잡하지 않고 그룹 컨셉에 잘 어울리게 구성되어 있다. 남자 멤버들의 랩이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