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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 풍자극Book 2024. 8. 14. 08:53
브루클린 풍자극 2024.8.14 ★★★★ 한줄 : 혼자가 아닌 삶은 이렇게나 행복하다 - 예전에 읽었을 때의 기억으론 이 책은 폴 오스터의 다른 책들보다 좀 더 평이하고 쉬운 이미지로 남아 있던 것 같다. 역시나 10년 넘게 묻어놓다 보니 줄거리는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만... 긴 이야기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초반 약간의 늘어짐을 넘어서고 주인공 주변의 인물들이 하나 둘 등장하고 나면 언뜻 소소하면서도 흥미로운 사건들이 펼쳐진다. 그러고 보면, 유달리 이 소설에선 주인공의 많은 주변인들이 주인공과 서로 큰 상호작용들을 한다. 폴 오스터의 다른 소설의 주인공들이 공통적으로 고독이란 정서를 공유하는 것을 생각해 보면 확실히 다르긴 한 것 같다. 일상적이지만 나름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이벤트들 속에서 누군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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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밥Book 2024. 8. 3. 07:17
던전밥2024.8.2★★★★½ 한줄 : 완벽한 기승전밥- 결말까지 깔끔하다. 이렇게 정말 만족스럽게 책을 덮을 수 있는 만화를 보면 기분 참 좋다. JRPG 게임 특유의 아기자기한 판타지 설정은 그대로 차용하면서 보통 게임에선 배제되는 식사라는 요소를 마물 요리라는 기발한 소재로 택한 것이 일단 확실한 포인트다. 사실 그런 처음의 유머와 기발함이 끝까지 유지되지 못하고 스토리에 짓눌려 평범해져 버리는 만화들이 얼마나 많았나를 생각해 보면, 던전밥의 탄탄한 설정과 초심을 잃지 않는 뚝심은 박수칠 만 하다. 작품의 1/3 시점, 그러니까 초반 목표 달성을 어찌저찌 해버린 시점(이때까지만 해도 뭐 어떻게 이어가려고 벌써 끝내나 싶었다)에서 작품의 분위기는 훨씬 진지해지고 스케일은 커질 수 밖에 없지만, 그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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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KBook 2024. 7. 24. 20:48
BECK2024.7.24★★★★½ 한줄 : 근데, 예체능은 역시 재능이야- 오랜만에 BECK을 다시 읽고 나서 내가 왜 이 만화를 그렇게 좋아하는지 다시 한번 돌이켜봤다. 당연히 음악 만화, 밴드 만화여서이기도 하겠지만, 사실 밴드의 성장사라는 게 다른 캐릭터나 직업으로 치환해도 얼마든지 재밌게 그려낼 수 있는지라 단순히 그것뿐이었다면 이렇게까지 좋아하진 않았을 것 같다. 일단 만화 사이사이에 그려진 재미난 패러디들이 내 눈길을 끌었던 것을 부정할 수 없다. 현실 속 실존하는 뮤지션들이 곳곳에서 언급되고, 익숙한 앨범 커버들이 패러디된 채로 나오고, 그것들이 이름과 명칭들이 뒤섞인 채로 만화의 주요 소재로 쓰이는 재기발랄함에 취향 저격당했다고 해야 하나... 그런 걸 하나하나 찾아내는 사이에 이미 충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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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된 일가Book 2024. 7. 1. 19:32
분열된 일가2024.7.1★★★★ 한줄 : 격동기 속에 던져진 혼란스러운 영혼- 1부는 농부고, 2부는 군인이고, 3부는 농부와 군인의 피를 다 가진 학자이다. 캐릭터의 성격 때문인지 전작들보다는 정적인 분위기이고, 사건보다는 인물의 생각과 감정에 더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느낌이다. 주인공 왕위안은 어떻게 보면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비해 줏대없고 유약한 심성의 소유자라고 말해도 될 법 하지만, 그 점이 오히려 지금의 나와 비슷하니 감정이입이 잘 된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걸음씩 스스로의 삶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다. 1부에 대한 애정이 워낙 깊은지라 2, 3부가 재미없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궁금하던 후손들의 이야기를 각 인물들의 스타일대로 개성있게 보여줘 1부만큼은 아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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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들Book 2024. 6. 30. 10:09
아들들2024.6.30★★★★ 한줄 : 이러나 저러나 땅따먹기- 세 아들들 중 개인적으로 제일 흥미가 떨어지는 군인이 된 왕후 위주의 이야기라 처음에는 뭔가 달갑지 않았다. 군벌로써 세력을 점점 키워나가는 모습을 상세하게 그려가는 과정이 조금 과장해서 무슨 삼국지 읽는 줄 알았다. 아니 뭐 그런 스타일도 재미는 있는데 대지의 후속작으로서는 너무 뜻밖이라... 농사든 무력이든 결국 땅 넓히는 건 똑같구나 싶기도 하고. 어쨌든 왕후의 외적 성장사보다는 오히려 그의 아들과의 관계가 그들의 불안한 심리 상태를 보여주는 것 같아 더 아슬아슬하니 재밌다. 결국 본인도 아버지인 왕룽과 똑같은 길을 걷는 것이 참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근데 이거 1부와는 다르게 뭔가 결말을 덜 짓고 끝내버리네. 바로 3부 읽을 거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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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Book 2024. 6. 24. 12:09
대지 2024.6.24 ★★★★★ 한줄 : 돌아갈 땅이 있다는 것, 헌신할 땅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 이 책과의 첫 만남은 10~11살 즈음 외삼촌 방의 책장에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린 나이에 농부가 밭갈고 애낳고 땅사고 나이들다 죽는 소설이 왜 그리 재밌었는지 모르겠다만, 몇 번을 반복하며 같은 내용을 읽고 또 읽고 그러던 경험이 있다. 그 강렬한 기억 이후로 이 책은 지금까지도 내 인생소설 중 하나이고, 그래서 사실 이번에 십수년만에 다시 읽는 것이지만 다행히 그리 식상하거나 지겹지 않았다. 오히려 기억을 더듬어가며 책을 넘길 때마다 인물들, 배경들이 생생히 떠오르는 게 참 반갑다. 아 이런 일로 고향을 떠났었지, 이러다 첩을 들이게 되었지, 이때 메뚜기떼가 왔었지...하며 쉼없이 넘어가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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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장애Book 2024. 6. 20. 15:33
강박장애2024.6.20★★★ 한줄 : "강박장애의 이해", 2학점- 일반 대중들을 위한 책이라기보다는 대학교 학부수업용 교재 같은 문체와 구성으로 되어 있다. 이런 스타일의 책인지 전혀 몰랐기 때문에 좀 당황스럽긴 했다. 뭐 그렇다고 어렵게 쓰여져 있는 건 아니고, 적은 페이지의 분량 내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나름 압축적이면서도 쉽게 설명해줘서 읽긴 편하다. 단지 그냥 왠지 다 읽고 나서 과제물 한 편 써서 제출해야 할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들뿐... 내가 가지고 있는 강박적 사고나 행동은 장애라고까지 할 정도는 아닌 것 같지만, 과한 책임감과 불안, 특정 상황에서의 과한 완벽주의 등이 어느 정도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 종종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때도 있는지라 더욱 관심이 가고 고쳐나가고 싶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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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Book 2024. 6. 10. 08:48
나 혼자만 레벨업2024.6.10★★★★½ 한줄 : 추천해 주신 형님께 감사를... - 카테고리가 애매한데... 일단 책 카테고리로 넣고 단행본으로 볼까 하다가, 만화책은 어차피 완결도 안난 터라 그냥 웹툰으로 한번 더 봤다. 책으로 본 셈 치지 뭐. 웹툰에 시들시들해져 거의 수년을 끊었다가 지인의 추천으로 뒤늦게 봤었는데 너무 재밌어서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 다시 보는데도 여전히 몰입감이 있다. 소재와 설정이 워낙 치트키 수준이기도 하고, 원작이 있는 만큼 한 주 한 주 날림으로 진행되는 스토리도 아니고, 이 큰 세계관을 잘 마무리하면서 꽉 닫힌 결말인 것도 좋다. 개인적으로 작화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편이긴 한데, 그런 내 눈에도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준수하다는 게 느껴진다. 원체 영향력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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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기원Book 2024. 6. 3. 18:45
행복의 기원2024.6.3★★★★ 한줄 : 밥 먹자 친구야 - 깔끔하고 명쾌하다. 길지 않은 분량에 쉬우면서도 행복에 대한 기존의 관점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핵심을 찌르는 내용들이 인상깊었다. 개인적으로 관심있었던 주제이니만큼 꽤 재밌게 읽었다. 책 속에서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행복은 추구해야 하는 목적이 아니라 사람이 생존하기 위한 동기로서의 기능을 하는 것, 즉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행복감을 느끼는 것임을 설명한다. 그리고 행복의 몇가지 요소들, 1)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가 좌우한다, 2)유전적으로 외향성의 사람들이 행복감이 비교적 더 높다, 3)사람과의 관계가 행복의 중요한 요소이다 와 같은 내용들도 흥미로웠고. 최종 결론이 굉장히 재밌었다.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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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읽어드립니다Book 2024. 5. 13. 10:29
심리 읽어드립니다2024.5.13★★★ 한줄 : 겉만 핥은건데 맛이 느껴지는 기분- 사피엔스 스튜디오와 김경일 교수가 함께한 유튜브 콘텐츠를 그대로 책으로 엮었다. 기획 의도 자체가 팬데믹 시대의 여러 심리 상태들과 그에 따른 조언인 듯 하다. 유튜브의 내용이 거의 그대로 담겨 있고, 심지어 문체도 대화체 그대로 서술되어 있다(즉, 이 말은 책과 유튜브를 둘 다 볼 필요는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루는 내용도 많다. 불안, 분노, 무기력, 충동, 대인관계, 심지어 소시오패스까지 다룬다. 다루는 내용이 많은 만큼 깊고 자세하진 않고, 쉽게 설명하면서 동시에 핵심적인 부분을 짚으려 노력한다. 조언들은 나름 몇몇 부분은 통찰력있는 접근이기도 하고 책의 쉬운 방향성만큼 쉬운 실천법을 추구하고자 하는 것 같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