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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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ilence Of The LambsMovie 2024. 9. 20. 20:21
The Silence Of The Lambs2024.9.18★★★★★ 한줄 : tedious(지루한, 싫증나는)와 covet(탐내다, 갈망하다)을 외우게 해 주신 닥터 렉터님 감사합니다 - 어떤 연유로 인해, 양들의 침묵이 3시간에 육박하는 꽤나 긴 영화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볼 때마다 항상 집중력 최강인 영화라 시간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다가 러닝타임이 2시간도 안된다는 걸 이번에야 알았다. 뭐, 영화야 굳이 말을 덧붙이기도 뭐하다. 무시무시한 캐릭터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 스토리 자체에 밀도감과 긴장감이 촘촘히 펼쳐져 숨돌릴 틈이 없다. 이미 여러번 봤지만 언제나 이 장르에서 줄 수 있는 최고의 스릴을 선사해 준다. 개인적으로 두 장면을 특히 좋아하는데, 렉터가 탈출에 성공하고 아델리아가 그것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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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endiesMovie 2024. 9. 5. 19:36
Incendies2024.9.5★★★★ 한줄 : 죽음 뒤에도 그을음을 남긴 잔혹한 운명 - 영화를 보기 전 언뜻 보여지는 이 영화의 배경과 소재가 내게는 현실이 아닌 극으로 보기엔 너무나 심드렁한 것이기에 아무래도 재미없을지도 모른단 각오를 하고 봤지만 다행히 재밌게 봤다. 중동의 내전과 종교 갈등 속 주인공의 기구한 운명을 더듬어 가는 여정이 시작부터 눈을 떼지 못할 만큼 흥미롭게 몰입하게 한다. 특히 생경하고 답답해 보일 수 있는 배경들을 돋보이는 편집으로 인해 자연스러우면서도 감각적으로 만들어낸 게 대단하다. 감독 이름값이 괜히 있는게 아니긴 하다. 좀 많다 싶은 챕터 구분도 과거와 현재와 많은 장소들을 옮겨가야 하는 구조상 나름 분위기 환기에 도움을 주었던 것 같고. 스토리는 뭐... 중반쯤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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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ast UnicornMovie 2024. 8. 19. 20:31
The Last Unicorn2024.8.19★★★½ 한줄 : 고상하고 아름다운 판타지- 15년 전쯤 처음 봤으니까 발표되고 나서도 꽤 늦게 보게 된 편인데, 지인의 소개로 알기 전까진 사실 이 1982년작 애니메이션의 존재 자체를 몰랐었다. 솔직히 내 나이대의 사람들은 잘 모를 영화이긴 하다. 이 영화는 볼 때마다 뭐랄까... 영화에서 진짜 전설 속 유니콘같은 기품이 느껴진다. 마치 디즈니의 과거 애니메이션들에서 보여지는 그런 고상함이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중세 판타지스러운 배경과 함께 아름다움에 처연함을 더한 멋진 스토리는 요즘 애니메이션처럼 급하거나 과하지 않고 차분하게 진행하며, 주인공뿐만 아니라 다른 캐릭터들 하나하나에 꼼꼼히 신경을 쓴 흔적도 보인다. 처음부터 뮤지컬적인 요소가 있어 뮤지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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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녀Movie 2024. 8. 17. 08:52
화녀2024.8.17★★½ 한줄 : 구석에 몰린 쥐들의 아비규환- 비록 명작이라는 세간의 평가에 100% 공감하지는 못하더라도, 뭔가 범상치 않은 작품인건 확실히 알겠다. 같은 감독의 10여년 전 영화인 하녀를 리메이크한지라 기본적인 이야기 뼈대는 같지만 시대가 많이 흐른 만큼 배경의 변화와 함께 몇몇 새로운 장치들이 더해져 서사를 풍부하게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하녀와 다른 점은, 더욱 똘끼가 충만해진 하녀 명자뿐만 아니라 두 부부, 다른 등장인물들과 심지어 아이들마저 어느 정도 이해불가한 싸이코스러운... 언행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덕분에 극의 서스펜스적이고 기괴한 분위기는 더욱 살아나지만, 하녀 때보다 인물간의 감정과 이야기가 좀 매끄럽지 않은 지점이 있다. 그것마저도 감독이 의도한 것 같다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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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Bare Bears: The MovieMovie 2024. 7. 28. 20:40
We Bare Bears: The Movie2024.7.28★★한줄 : 캐릭터만 사랑스럽다- 캐릭터들은 여기저기서 자주 봐서 알고 있었지만 정작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아예 본 적 없는 입장에서 시리즈의 최종편인 극장판으로 We Bare Bears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애니메이션 본편도 원래 이런 건진 모르겠지만, 보면서 타겟층이 굉장히 애매하다는 생각을 했다. 완전히 아동이나 청소년 층을 대상으로 한 건 아닌 것 같은데, 그렇다고 성인들이 이 정도의 개그나 풍자를 즐기기에도 뭔가 좀 유치한 부분이 있어 보인다. 그러니까 이 영화만 봤을 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순전히 곰 세 마리의 사랑스러운 캐릭터에 100% 의존하고 있다. 결정적으로 이 극장판의 문제는, 나온지 10년도 더 된 The Simpso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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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 모교Movie 2024. 7. 25. 21:21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 모교 2024.7.25 ★ 한줄 : 모든 게 엉망진창일 땐 그냥 뒤집어 엎는 게 나을 수도 있다 -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별로인 영화는 참 오랜만에 본다. 감독이 각본을 쓰고 영화를 만들면서 이것저것 집어넣고 보여주고 싶었던 욕심은 넘치도록 느껴지는데, 능력이 받쳐주지 않는 과욕은 오히려 마이너스일 뿐이니 이런 결과물이 나왔을 거라 짐작해 본다. 초반부터 몇가지 전개되는 이야기들을 요리조리 교차해서 보여주지만 흥미를 유발하기보단 그저 정신없게 보여질 뿐이고, 그 여러가지 요소들을 깔끔하게 결합하거나 정갈하게 내놓는다기보단 두서없이 풀어낸 다음 스토리를 마무리하기 바쁘다. 각본뿐 아니라 편집에도 과한 욕심을 부린 듯 산만해 영화가 전체적으로 아마추어틱하다고 느껴진다.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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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hawshank RedemptionMovie 2024. 6. 16. 06:58
The Shawshank Redemption2024.6.15★★★★★ 한줄 : I guess I just miss my friend... - 쇼생크 탈출이야 공인된 명작이고 수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만큼 좋아하는 이유도 다양할거다. 치밀한 탈출 과정에서의 희열, 두 주연을 비롯한 배우들의 열연은 말할 것도 없고, 희망에 대한 굳건한 믿음에서 감동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Brooks was here로 대표되는 삶의 회한에서 영화의 의미를 찾는 사람도 있고... 뭐 그렇다. 나도 마찬가지로 이 모든 것들에 큰 재미와 감동을 받았지만, 영화를 수차례 보면서 느낀 건 내게 있어 이 영화가 내 마음속을 깊게 건드리는 부분은 결국 우정이라는 것이었다. 물론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든 감옥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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誰も知らない (아무도 모른다)Movie 2024. 6. 14. 17:10
誰も知らない2024.6.14★★★ 한줄 : 나도 내 맘을 모르겠다 - 나는 그냥 덤덤하게 봤다. 아마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은 가슴 아프거나 먹먹한 기분으로 봤을테다. 글쎄, 남매들이 놓여진 현실 자체가 안타깝고 비극적이긴 하지만 감정적으로 크게 슬프진 않았다. 당연히 나는 이런 상황을 겪어본 적 없지만 그래도 처음부터 아무 희망 없었던 미래에서 오는 무기력이란 것에 나름 익숙하기 때문에 이 친구들의 심정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게... 딱히 슬프거나 절망적이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고, 그냥 공허하다. 가끔은 웃을수도 있지만 그냥 공허하다. 그래서 장남 아키라보다는 장녀 쿄코의 순진하면서도 무기력한 평소 표정이 진짜 이 가족들의 마음을 반영하는 것 같아 보인다. 뭐 어쨌든, 특별한 극적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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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ives OutMovie 2024. 5. 26. 22:38
Knives Out2024.5.26★★★★ 한줄 : 정공법의 쾌감 - 대체 왜 그런 착각을 하고 있었는진 모르겠는데, 나는 이 영화의 배경을 한 100~200여년 전쯤 과거로 잘못 알고 있었다. 고리타분할 것 같아 개봉 당시엔 그냥 스킵했었는데, 이게 이렇게 재밌을 줄은 몰랐지. 기본적으로 전통적인 추리극의 뼈대를 가지고 진행되면서도 편집을 통해 감각적이고 세련된 느낌도 함께 갖추고 있다. 뭔가 과거와 현재의 두 시대적 스타일의 장점들을 쏙쏙 잘 빼온 느낌. 중간중간 블랙코미디스러운 면도 잘 녹아들어 심각하다기보단 재밌고 흥미진진한 면을 더 부각시킨다. 용의자인 주인공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점도 나름 색다르다. 일단 주인공의 '그' 특성이 꽤 유머러스하면서도(좀 더럽긴 하지만...) 스토리에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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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OutMovie 2024. 5. 22. 21:45
Inside Out2024.5.22★★★★ 한줄 : 2가 나온 이 시기에 1을 보는 나 어떤데 - 역시나 픽사 영화들 중 봐야겠다 생각만 하고 있었던 인사이드 아웃을 10년만에 드디어 봤다. 그 동안 무려 후속편이 개봉을 앞두고 있으니 참 오래 미뤄왔다 싶다. 명성에 맞게 참 잘 만들긴 했더라. 캐릭터는 감정 그 자체니 개성이 없을수가 없고, 우리 머릿속 세상을 그려내는 배경과 장치들도 눈을 떼기 힘들 정도로 흥미롭고 재밌다. 슬픔이란 감정 또한 우리의 일부분임을 자연스레 환기시키는 결말 또한 마음에 든다. 근데 뭐랄까, 월-E같은 애정은 안생기네. 요소요소마다 전부 참 잘했어요 스티커를 붙여줘야 마땅한 영화이긴 한데 그 완벽에 가까운 깔끔함과 치밀함이 희한하게 개인적인 애착을 막는 느낌이다. 이렇게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