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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ah Carey - Greatest HitsMusic/album 2024. 10. 26. 09:42
Greatest HitsMariah Carey★★★½ 한줄 : 생각보다 괜찮은데? (1) - 소니 시절의 머라이어 캐리를 정리하는 베스트 앨범이다. 대부분의 싱글들이 순서대로 잘 수록되어 있고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의 리믹스를 빼곤 장난질하지 않고 원곡들을 오롯이 수록한 점은 마음에 든다(휘트니 휴스턴 때 워낙 크게 데여서 이게 어디냐 싶다). Crybaby가 최종 누락된 건 좀 아쉽다. 신곡이나 미발표곡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지만 이 앨범 발매 당시를 돌이켜보면 소니에서 컴필레이션이라도 이렇게 깔끔하게 내 준거에 감지덕지해야 할 상황이었으니 그러려니 한다. 개인적으로 머라이어 캐리의 초창기 노래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차트를 호령했던 10여년의 역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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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와의 랑데부Book 2024. 10. 25. 16:13
라마와의 랑데부2024.10.25★★★★½ 한줄 : 오오오 이것이 품격이라는 것인가 - 난 이 유명한 책을 왜 이제야 읽게 된걸까. 책을 다 읽고 나서도 흥분이 가시질 않는 기분을 굉장히 오랜만에 느껴 본다. 내 개인적인 선호에 완벽히 일치하는 소설이다. 어찌보면 굉장히 단순한 소재를 이렇게 장대하게 펼쳐놓을 수 있는 상상력이 대단하고, 건조한 탐험 일지에 가까운 문체에도 불구하고 라마 내부의 압도적인 묘사가 생경하면서도 호기심을 억누를 수 없게 만든다. 마치 새로운 세계에 발을 디딛는 탐험가가 되는 듯한 기분이다. 이런저런 갈등이나 불필요한 배경 없이 인물들이 아닌 라마에만 집중하여 나아가 결말까지 신비함을 잃지 않고 마무리되니 그것도 너무 좋다. 아 진짜 좋은데. 너무 내 취향이다. 단순히 '외계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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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Ju Club - 16/20Music/album 2024. 10. 19. 06:51
16/20JuJu Club★★★★ → ★½ 한줄 : 표절만 아니었다면?! (1) - 발매 30년이 지난 지금 들어도 촌스럽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 앨범 전체적으로 프로듀싱이 굉장히 세련되고 깔끔하다. 밴드의 정체성이나 다름없는 주다인의 보컬은 그 자체로 존재감을 뚜렷이 함과 동시에 개성있는 음색과 독특한 여음구로 마치 사운드의 한 구성요소처럼 활약한다. 전체적으로 대중성을 충분히 갖춰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앨범이다...까지는 사실 훼이크고, 안타깝게도 이 장점들은 표절 앞에서 아무 의미없는 소리일 뿐이다. 아니 한 두곡이 아니라 앨범의 반 이상을 표절곡으로 채우는 건 도대체가 어떤 생각이었을지 감도 안잡히는데, 스케일이 너무 엄청나니 뭔가 사정이 있지 않았을까 같은 얼토당토 않은 생각마저 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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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th: One Amazing DayMovie 2024. 10. 17. 16:55
Earth: One Amazing Day2024.10.17★★★ 한줄 : 이러니까 스토리가 필요한 거라니까요- 예전에 극장판 1편을 엄청 깠던 기억이 있는데... 사실 2편도 문제의 본질은 1편과 같다. 플래닛 어스 2 본 다큐멘터리에선 충분한 시간과 깊이로 표현되었을 다양한 생태들이 극장판에서는 숏폼 보는것마냥 파편적으로 나열되다 사라져버린다. 차라리 몇몇 에피소드만 선별해서 좀 더 깊은 여운을 느끼게 하던가, 짧게짧게 갈꺼면 아예 플래닛 어스 2의 광고 역할이라도 충실히 하도록 현란하게 편집해버리던가 이건 뭐 이도저도 아닌 것 같은데... 그러고 보니 1편때도 똑같은 소릴 한 것 같네. 이거 극장판을 만든 사람들은 내 생각과는 다르게 이게 딱 적당하다고 생각했나 보다. 그래도 극장판 1편과 다르게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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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qua - AquariumMusic/album 2024. 10. 10. 22:43
AquariumAqua★★★ 한줄 : Be happy! - Barbie Girl로 대표되는 밝고 명랑하고 행복한 모습이 앨범을 꽉 채우고 있다. 명확하고 일관성 있는 컨셉이라 일단 마음에 든다. 장르적으로 보면 정석적인 유로댄스이면서도 좀 더 팝 음악의 문법을 적극적으로 차용하면서 혼성 보컬의 이점을 제대로 살린 듯하다. 기승전결을 갖춘 팝적인 구조가 기본이 되기에 유로댄스나 일렉트로닉을 성의없이 리듬만 퉁퉁거린다고 싫어할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만하고, 전체적인 곡 퀄리티들도 균일하다. 사실 이 행복해서 어쩔 줄 모를 깜찍 발랄한 분위기는 솔직히 좀 과하다 싶을 정도인데, 다행히 그 사이사이에 Turn Back Time과 Good Morning Sunshine이라는 굉장히 뛰어난 미디움 템포 트랙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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ハウルの動く城 (하울의 움직이는 성)Movie 2024. 10. 8. 11:06
ハウルの動く城2024.10.7★★★ 한줄 : 몸은 할머니지만 마음은 소녀다 보니...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대만족한 이후 곧바로 각잡고 봤는데... 생각보다 그저 그랬다. 물론 하울의 움직이는 성도 마법이 공존하는 스팀펑크 세계긴 하지만, 아예 판타지 세상이었던 전작보다 훨씬 현실적인 배경과 성숙한 주인공이 등장하는데다가 남녀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가 사실상의 주 플롯이 되다 보니 뭔가 이상하게 흥미가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아버렸다. 아니 성이 움직이는데! 마법이 펼쳐지는데! 매력적인 세계관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무드가 너무 소녀소녀한 순정만화 감성이라 그게 좀 별로였다고 해야 하나. 뭐, 취향 차이일 거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전작 때문에 기대감이 너무 컸거나 아니면 내가 너무 나이들어 본 것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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千と千尋の神隠し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Movie 2024. 10. 6. 21:57
千と千尋の神隠し2024.10.6★★★★ 한줄 : 늙은 아재 돼지의 눈으로 본 한여름의 판타지아 - 놀랍게도 지금까지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한 편도 제대로 본 적이 없다. 항상 생각만 하고 있다가 지금에야 시도해 볼 기회가 생겼다. 보고 싶은 작품들이 많지만 처음은 결국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시작하는 게 맞는 것 같았는데, 무슨 내용인지도 전혀 모르는 상태니 사실 명성만 믿고 골랐다고 해야 할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초반부터 끝까지 푹 빠져 봤다. 이 역동적이면서도 독특하고 독창적인 배경에 일단 반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일본 특유의 신화들을 바탕으로 했다지만 이런 환상적인 세계를 창조해 낼 수 있는 상상력에 감탄이 절로 나오더라. 치히로의 여정을 따라가는 과정도 흥미진진했고, 등장인물들도 하나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