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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endiesMovie 2024. 9. 5. 19:36
Incendies2024.9.5★★★★ 한줄 : 죽음 뒤에도 그을음을 남긴 잔혹한 운명 - 영화를 보기 전 언뜻 보여지는 이 영화의 배경과 소재가 내게는 현실이 아닌 극으로 보기엔 너무나 심드렁한 것이기에 아무래도 재미없을지도 모른단 각오를 하고 봤지만 다행히 재밌게 봤다. 중동의 내전과 종교 갈등 속 주인공의 기구한 운명을 더듬어 가는 여정이 시작부터 눈을 떼지 못할 만큼 흥미롭게 몰입하게 한다. 특히 생경하고 답답해 보일 수 있는 배경들을 돋보이는 편집으로 인해 자연스러우면서도 감각적으로 만들어낸 게 대단하다. 감독 이름값이 괜히 있는게 아니긴 하다. 좀 많다 싶은 챕터 구분도 과거와 현재와 많은 장소들을 옮겨가야 하는 구조상 나름 분위기 환기에 도움을 주었던 것 같고. 스토리는 뭐... 중반쯤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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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ye West - Late RegistrationMusic/album 2024. 8. 31. 21:40
Late RegistrationKanye West★★★★ 한줄 : 영원할 줄 알았건만- 어쩔 수 없는 내 인생앨범인 808s & Heartbreak는 살짝 빼놓고, 한 6~7년쯤 전만 해도 칸예의 대표작을 뽑으라면 무조건 이 앨범을 뽑았을 것이다. 꽤 오랜 시간동안 봉인되어 있던 앨범을 다시 듣는데, 처음 들었을 때의 그 가슴뛰는 희열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잘 만든 거야 당연하고 여전히 좋긴 한데, 다른 앨범들보다 귀에 잘 안 들어온다. 취향이 변한 걸까. 일관된 분위기로 진행되는 게 예전엔 완성도 있게 느껴졌는데 지금은 그냥 좀 지루하다. 플레이리스트에 남은 곡은 Gold Digger, My Way Home, Addiction 정도다. 무려 Diamonds From Sierra Leone과 B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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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of the week (2024.8.26~2024.9.1)Music/weekly 2024. 8. 31. 21:39
Gunna - Fukumean - 이엽 이엽 이엽 퍼큐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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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A. - KalaMusic/album 2024. 8. 24. 15:33
KalaM.I.A.★★★★ 한줄 : 아직도 톡 쏘는 유니크함 - 발매 당시에도 범상치 않은 평가를 받았지만, 시간이 훌쩍 흘러 이 앨범이 이렇게까지 후대에 영향을 미치는 엄청난 물건이 될 거란 생각은 못했다. 사실 무수한 찬사들은 내 개인적인 취향과 괴리될 때도 많은데 이 앨범은 다행히 내 취향에도 잘 맞다. 정신을 차리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장르들의 혼합물에 다양한 메시지들이 더해지며 M.I.A.만의 개성을 표현하고 있다. 앨범 전체적으로 모든 곡들이 독특하고 리드미컬하며 강렬하다. Jimmy의 유머러스한 매력에 빠지며 처음 관심을 가졌던 만큼 내 원픽은 Jimmy가 될 수밖에 없지만(사실상 통샘플링에 가까워 이 앨범에서 제일 이질적인 곡인건 아이러니긴 하다), XR2나 Bird Flu, World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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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체파리의 비법Book 2024. 8. 21. 09:00
체체파리의 비법 2024.8.25 ★★½ 한줄 : 동시성을 잃어버린 교조적 전도서 01. 체체파리의 비법 : 성에 대한 이분법적 구분과 본능적 성욕에 대한 불가항력을 전제로 깔고 출발하는 이 배경이나 소재가 처음엔 딱히 흥미롭지 않았다. 거부감을 참고 읽어나가다 보면 마지막이 되서야 이 전제가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 알게 된다. 뭐, 짧은 글에 긴박함을 전달하는 것 하나는 확실해서 좋았다. 읽으면서 문득 동성애자들은 어떻게 되는건가...라고 의문을 가지다가, 그것마저 놓치지 않고 두어줄로나마 표현해 놓은 게 좀 재밌긴 했다. (3) 02. 접속된 소녀 : 50여년 전 소설 발표 당시엔 획기적이었을 사이버펑크적 느낌. 지금은 스테레오타입이 되어버린...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라 쉬운 이야기인데도 읽기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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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ast UnicornMovie 2024. 8. 19. 20:31
The Last Unicorn2024.8.19★★★½ 한줄 : 고상하고 아름다운 판타지- 15년 전쯤 처음 봤으니까 발표되고 나서도 꽤 늦게 보게 된 편인데, 지인의 소개로 알기 전까진 사실 이 1982년작 애니메이션의 존재 자체를 몰랐었다. 솔직히 내 나이대의 사람들은 잘 모를 영화이긴 하다. 이 영화는 볼 때마다 뭐랄까... 영화에서 진짜 전설 속 유니콘같은 기품이 느껴진다. 마치 디즈니의 과거 애니메이션들에서 보여지는 그런 고상함이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중세 판타지스러운 배경과 함께 아름다움에 처연함을 더한 멋진 스토리는 요즘 애니메이션처럼 급하거나 과하지 않고 차분하게 진행하며, 주인공뿐만 아니라 다른 캐릭터들 하나하나에 꼼꼼히 신경을 쓴 흔적도 보인다. 처음부터 뮤지컬적인 요소가 있어 뮤지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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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녀Movie 2024. 8. 17. 08:52
화녀2024.8.17★★½ 한줄 : 구석에 몰린 쥐들의 아비규환- 비록 명작이라는 세간의 평가에 100% 공감하지는 못하더라도, 뭔가 범상치 않은 작품인건 확실히 알겠다. 같은 감독의 10여년 전 영화인 하녀를 리메이크한지라 기본적인 이야기 뼈대는 같지만 시대가 많이 흐른 만큼 배경의 변화와 함께 몇몇 새로운 장치들이 더해져 서사를 풍부하게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하녀와 다른 점은, 더욱 똘끼가 충만해진 하녀 명자뿐만 아니라 두 부부, 다른 등장인물들과 심지어 아이들마저 어느 정도 이해불가한 싸이코스러운... 언행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덕분에 극의 서스펜스적이고 기괴한 분위기는 더욱 살아나지만, 하녀 때보다 인물간의 감정과 이야기가 좀 매끄럽지 않은 지점이 있다. 그것마저도 감독이 의도한 것 같다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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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id - Light Camera Action!Music/album 2024. 8. 16. 08:30
Light Camera Action!Solid★★★½ 한줄 : 천생연분 말고도 좋은 곡 많아요- 의도적으로 R&B의 색채를 줄이고 록적인 편곡을 더한 넌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야를 타이틀 곡으로 한 건 꽤 영리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 외에는 전반적으로 2집과 비슷한 방향성으로 진행되는 앨범이다. 해피엔딩은 전작의 나만의 친구를 다분히 의식하고 만들어진 티가 나서 좀 그렇지만, 그래도 나머지 트랙은 다양한 주제의 가사를 다양한 장르에 담으려 한 노력이 보인다. 한 곡 한 곡의 완성도도 높고 결국 흑인음악의 범주 내에 있어 크게 튀는 트랙도 없다. 지금 들어도 앨범이 촌스럽게 들리지 않는 걸 보면 정재윤의 프로듀싱이 정말 준수했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론 이준의 랩에 더해 리듬감과 서정성이 동시에 느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