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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ast UnicornMovie 2024. 8. 19. 20:31
The Last Unicorn2024.8.19★★★½ 한줄 : 고상하고 아름다운 판타지- 15년 전쯤 처음 봤으니까 발표되고 나서도 꽤 늦게 보게 된 편인데, 지인의 소개로 알기 전까진 사실 이 1982년작 애니메이션의 존재 자체를 몰랐었다. 솔직히 내 나이대의 사람들은 잘 모를 영화이긴 하다. 이 영화는 볼 때마다 뭐랄까... 영화에서 진짜 전설 속 유니콘같은 기품이 느껴진다. 마치 디즈니의 과거 애니메이션들에서 보여지는 그런 고상함이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중세 판타지스러운 배경과 함께 아름다움에 처연함을 더한 멋진 스토리는 요즘 애니메이션처럼 급하거나 과하지 않고 차분하게 진행하며, 주인공뿐만 아니라 다른 캐릭터들 하나하나에 꼼꼼히 신경을 쓴 흔적도 보인다. 처음부터 뮤지컬적인 요소가 있어 뮤지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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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녀Movie 2024. 8. 17. 08:52
화녀2024.8.17★★½ 한줄 : 구석에 몰린 쥐들의 아비규환- 비록 명작이라는 세간의 평가에 100% 공감하지는 못하더라도, 뭔가 범상치 않은 작품인건 확실히 알겠다. 같은 감독의 10여년 전 영화인 하녀를 리메이크한지라 기본적인 이야기 뼈대는 같지만 시대가 많이 흐른 만큼 배경의 변화와 함께 몇몇 새로운 장치들이 더해져 서사를 풍부하게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하녀와 다른 점은, 더욱 똘끼가 충만해진 하녀 명자뿐만 아니라 두 부부, 다른 등장인물들과 심지어 아이들마저 어느 정도 이해불가한 싸이코스러운... 언행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덕분에 극의 서스펜스적이고 기괴한 분위기는 더욱 살아나지만, 하녀 때보다 인물간의 감정과 이야기가 좀 매끄럽지 않은 지점이 있다. 그것마저도 감독이 의도한 것 같다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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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id - Light Camera Action!Music/album 2024. 8. 16. 08:30
Light Camera Action!Solid★★★½ 한줄 : 천생연분 말고도 좋은 곡 많아요- 의도적으로 R&B의 색채를 줄이고 록적인 편곡을 더한 넌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야를 타이틀 곡으로 한 건 꽤 영리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 외에는 전반적으로 2집과 비슷한 방향성으로 진행되는 앨범이다. 해피엔딩은 전작의 나만의 친구를 다분히 의식하고 만들어진 티가 나서 좀 그렇지만, 그래도 나머지 트랙은 다양한 주제의 가사를 다양한 장르에 담으려 한 노력이 보인다. 한 곡 한 곡의 완성도도 높고 결국 흑인음악의 범주 내에 있어 크게 튀는 트랙도 없다. 지금 들어도 앨범이 촌스럽게 들리지 않는 걸 보면 정재윤의 프로듀싱이 정말 준수했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론 이준의 랩에 더해 리듬감과 서정성이 동시에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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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 풍자극Book 2024. 8. 14. 08:53
브루클린 풍자극 2024.8.14 ★★★★ 한줄 : 혼자가 아닌 삶은 이렇게나 행복하다 - 예전에 읽었을 때의 기억으론 이 책은 폴 오스터의 다른 책들보다 좀 더 평이하고 쉬운 이미지로 남아 있던 것 같다. 역시나 10년 넘게 묻어놓다 보니 줄거리는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만... 긴 이야기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초반 약간의 늘어짐을 넘어서고 주인공 주변의 인물들이 하나 둘 등장하고 나면 언뜻 소소하면서도 흥미로운 사건들이 펼쳐진다. 그러고 보면, 유달리 이 소설에선 주인공의 많은 주변인들이 주인공과 서로 큰 상호작용들을 한다. 폴 오스터의 다른 소설의 주인공들이 공통적으로 고독이란 정서를 공유하는 것을 생각해 보면 확실히 다르긴 한 것 같다. 일상적이지만 나름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이벤트들 속에서 누군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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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y Elliott - Respect M.E.Music/album 2024. 8. 8. 18:46
Respect M.E.Missy Elliott★★½ 한줄 : 철저한 입문용입니다- Teary Eyed도 들어간 주제에 Take away나 Pussycat같이 빠지면 안될 싱글들이 빠져있다. 4 My People은 리믹스로 잘 넣어놨으면서 정작 Hot Boyz와 We Run This는 활동했던 싱글버전이 아니라 앨범 버전이 수록되었다. 차라리 Wake Up같은 곡이라도 넣던가 하지 신곡, 미발표곡, B-side따윈 전혀 없다. 이러고 보면 이 당시 난 이 앨범을 대체 왜 산걸까 싶은 생각도 든다. 내가 미씨 엘리엇을 그때나 지금이나 엄청나게 좋아하긴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미씨의 모든 앨범을 훑어볼 생각은 없었던 것 같다. 이미 구입했던 두 장의 정규앨범 정도로 충분하고 나머지는 이 앨범으로 퉁치려고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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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drick Lamar - DAMN.Music/album 2024. 8. 3. 11:45
DAMN.Kendrick Lamar★★★★한줄 : one & only- 특히나 랩 음악을 들을 때면 미천한 영어 실력으로 인해 가사를 직접적으로 이해하지 못해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 켄드릭 라마같이 랩에 대한 찬사를 받는 뮤지션의 앨범을 나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개인적으로는 그냥 가사보단 다른 요소들에 더 집중하며 듣는 편이다. 내가 가사의 뜻을 찾아보고 숙고한다고 뭐 엄청나게 달라질 것 같지도 않고 해서... 사실 굳이 가사에 대한 진지한 고찰을 할 능력이 못되더라도, 이 앨범은 그냥 음악만으로도 충분히 듣는 즐거움을 충족시켜주는 흔치 않은 앨범이다. 무엇보다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가진, 다른 래퍼들의 앨범에선 들을 수 없는 오묘한 매력이 있다.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래퍼들은 많지만 그 중에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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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밥Book 2024. 8. 3. 07:17
던전밥2024.8.2★★★★½ 한줄 : 완벽한 기승전밥- 결말까지 깔끔하다. 이렇게 정말 만족스럽게 책을 덮을 수 있는 만화를 보면 기분 참 좋다. JRPG 게임 특유의 아기자기한 판타지 설정은 그대로 차용하면서 보통 게임에선 배제되는 식사라는 요소를 마물 요리라는 기발한 소재로 택한 것이 일단 확실한 포인트다. 사실 그런 처음의 유머와 기발함이 끝까지 유지되지 못하고 스토리에 짓눌려 평범해져 버리는 만화들이 얼마나 많았나를 생각해 보면, 던전밥의 탄탄한 설정과 초심을 잃지 않는 뚝심은 박수칠 만 하다. 작품의 1/3 시점, 그러니까 초반 목표 달성을 어찌저찌 해버린 시점(이때까지만 해도 뭐 어떻게 이어가려고 벌써 끝내나 싶었다)에서 작품의 분위기는 훨씬 진지해지고 스케일은 커질 수 밖에 없지만, 그럼에..